2007. 3. 11. 16:16

겨울내내 따뜻하더니 꽃샘추위 치고는 너무 춥다. 출발 할때는 눈이 없었는데 도착할즈음 눈이 내렸다. 세트장이라 별다른것은 없지만 '철기방' '성곽'을 보여주니 좋아라 한다. 바람이 너무 세차서 앞에 보이는 영산강물이 역류한다. 물론 강 표면만 그렇게 보이겠지만, 그 정도로 바람은 세차고 덕분에 걸음만 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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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이라 아무래도 허술하기는 하지만 천정을 받치는 대들보등은 장난이 아니게 굵은 목재를 사용한것 같다. 저걸 어디서 구했는지... 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진 영산강이 예쁘게 흐른다. 나주 공산이면 '박박사' 고향인데 참 좋은곳에서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도회지 사람이라 한번도 이런것을 구경하지 못했는데, 말이 달릴만한 강변 모래사장....  당장 내려가 달려 보고 싶다.

원이가 철기방을 보고나서 '철기시대'를 물어 보길레 '철기'와 '청동기'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은 청동기을 기반으로 한 국가 이고 '삼국'은 철기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주몽 시대에는 '철기방'이 굉장히 중요한 곳 이었다고... 더불어 내가 원이에게 우리 나라의 역사가 몇년인가를 질문해 보았다. 5천년.... 중국이나 일본이나 역사 왜곡이 심한 나라 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몇몇부분에 대해선 왜곡이 있는건 사실이다. 소위 반만년 역사라는것도 한부분인데 한국의 청동기 문화는 기원전 10C에 시작한것으로 추정되고,  고조선이 청동기를 기반으로 했다면 한반도에서 국가의 기원은 3천년정도 인것 이다. 물론 새교과서에서는 청동기 기원을 기원전 20C까지로 기술하고 있다는데 그렇더라도 최고 4천년 역사라고 하는것이 정설일것이다. 물론 고조선의 기원을 신석기 후반까지로 끌어 올린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현재까지의 사학자들의 정설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원이에게는 아직 어려운 이야기겠지만, 알아 먹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개인적으로 역사란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을 어떻게 평가하고 해석하느냐가 바로 관점인것이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사실적 증명은 '고증사학'에서 이루어 져야 하며 관점이 다른것과 사실을 왜곡하는것은 차이가 있다. 동북 공정의 경우에도 관점의 차이인지 왜곡인지 우리로서는 증거나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하루빨리 이런 학문적 자유와 교류가 이루어져 동북아 고대사의 정확한 고증들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중국인들은 한족의 역사만을 중국사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땅이라고 생각하는 영역에 세워진 모든 역사를 그들의 역사라고 한다. 그래서 이점만을 놓고 보면 사관의 차이일뿐 왜곡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동북공정의 경우 학문적 의도이외 정치적의도를 분명히 지니고 있고, 고구려를 계승하고 있는 국가가 현실적으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지 관점의 차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중국의 경우에도 학문적목적에서 연구를 우리와 공유하고 공동연구를 통해서 동북아의 고대사를 명확히 정리하는것이 왜곡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는 길일것이다. 다른 관점을 제한하고 자기들끼리 평가하고 쑥덕거리는것은 바로 '왜곡'에 다름이 아닐것이다. 다만 우리의 경우에도 고조선이나 고구려가 다민족국가라는 사실에 입각하여 한민족 중심의 역사관점을 벗어나 다른 사관을 개척할 필요는 있다. 우리 역사 학자들의 몫이겠지만...

돌아오는길에 나곰탕이 유명하다고 하여 곰탕한그릇이나 먹고 올라 올까 하다가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간짜장으로 떼우고 올라왔다. 원이녀석은 올라 오자 마자 피곤한지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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